택배노조, 파업 고집하며 스스로 발목…탈출구 어떻게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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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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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합의 이행 조사 ‘양호’…파업 명분 약해져
비노조 택배기사 “파업 중단 촉구”, 여론도 악화
꿈쩍 않는 사측, 정부‧여당에 출구 전략 모색도 어려워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파업이 한 달을 넘어선 가운데 설을 지나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파업이 한 달을 넘어선 가운데 설을 지나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사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과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반발까지 거세지면서 노조도 마땅한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총파업은 27일 기준 31일째에 접어들었다.

노조는 단식투쟁과 상경투쟁을 비롯해 수차례 기자회견을 여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개입을 요구한 정부와 여당도 노사 문제라며 선 긋기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택배기사 과로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에 대한 국토부의 현장점검 결과 “양호하게 이행되고 있다”는 발표가 더해지면서 노조의 파업 명분이 더욱 약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비노조 택배기사의 반발까지 더해지면서 파업을 유지할 동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노조 택배기사 연합은 지난 23일 파업 반대 집회를 열고 "명분이 없는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연합은 택배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등의 택배 기사들이 모여서 만든 모임으로, 연합 측 추산 3000명 정도가 가입했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1600여명 대비 2배가량 많은 숫자다.

예년에 비해 이번 설 기간 동안 택배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노조로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명절 특수기 물량은 평상시 대비 10~13%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설 명절에는 평시 대비 20~30% 증가하지만,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평상시 물량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명절 기간 증가율은 감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CJ대한통운은 파업 참여 인원에 맞먹는 1700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한 달 간 택배현장에 약 1만명의 추가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로 파업 초기 배송 차질을 빚는 물량은 40만개 수준에서 현재는 20만개 정도로 감소한 상황이다. 다만 설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일부 현장을 중심으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물류업계에서는 파업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노조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 조사 결과로 파업 명분이 약해진 상황에서 비노조 택배기사 반발과 여론 악화 등 부담만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설 명절을 지나서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더 이상 사측을 압박할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파업으로 인한 수입 감소 여파로 노조원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매년 노조가 설, 추석 등 물량이 늘어나는 성수기 기간에 파업하는 것은 배송지연에 따른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올해는 파업 참여 인원 규모도 적고 물량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로서는 출구 전략이 절실하지만 사측은 물론 정부와 여당에서도 움직임이 없어 파업을 중단한 명분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발목을 잡히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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